어렸을 때부터 품었던 건축가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떠났다는 반 시게루는 세계적인 건축학교로 손꼽히는 쿠퍼유니온을 졸업한 뒤, 핀란드 대표 건축가 ‘알바 알토’의 전시를 기획하게 된다. 불과 몇 주간의 전시를 위해 수많은 목재를 낭비해야 하는 것이 싫었던 그는 우연히 사무실에서 쓰다 남은 재생 종이 관을 발견하고 그걸로 전시관을 디자인하기 시작한다. 알토가 비푸리 도서관에 적용한 파도 모양 디자인을 재생 종이 관으로 훌륭히 재현해낸 그는,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생각보다 종이가 튼튼한 건축 재료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반 시게루의 ‘종이 건축’은 그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