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4일 개학을 하루 앞둔 일요일 아침, 고등학생 딸 선영(이하 가명) 양이 갑자기 사라졌다. 집을 나선 시각은 새벽 1시경. 이후 연락이 두절 된 딸은 오후 4시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말았다. 장소는 집에서 15km 가량 떨어진 전남 나주의 드들강 변. 더욱이 시신은 옷과 소지품이 모두 사라진 나체 상태였는데, 그날 밤 대체 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1년 만에 다시 떠 오른 죽음의 진실 : 부검 결과, 피해자의 중요한 부위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이 검출됐다. 하지만 인근의 동종 전과자들과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DNA를 대조한 결과 일치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더 이상의 단서도 추적할 근거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 하지만 그로부터 11년 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2010년 ‘DNA법’이 시행되면서 검찰-경찰 간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검토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선영(가명) 양의 시신 속 DNA가 한 수감자의 DNA와 일치했던 것!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유력 용의자를 만났지만 그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가졌을 뿐, 살해하진 않았다”라는 것.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사는 다시 난관에 봉착하는데…. 과연 선영 양의 죽음엔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까? 소녀의 다이어리에 적힌 결정적 두 글자 : 공소시효가 1년 남은 2015년 3월, 원점에서 다시 검토를 시작한 경찰은 선영 양의 다이어리에서 ‘마법’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이는 사건 당시 생리 중이었음을 암시하는 스모킹 건! 이를 근거로 다시 부검 자료를 검토한 끝에, 성폭행당한 후 바로 살해당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안현모는 “다이어리에 적힌 ‘마법’이라는 글자로 범인을 밝혀낸 형사의 집념이 대단하다”며 감탄했고, 이혜원은 “법의학으로 성폭행과 살해 시점까지 추론해 낸 과정이 너무 놀랍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