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43년 1월, 전라북도 익산에 한 소년이 있다. 열다섯 살 최장섭 군.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장섭이는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 우등상을 한 번도 놓친 적 없는 모범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섭이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 납치된 소년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한 배에 태워져 ‘그곳’으로 향한다. 이유도, 목적지도 모른 채 몇 날 며칠을 달려 도착한 곳은 바다 한가운데 있는 외딴섬이었다. 섬의 모습을 본 장섭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나무와 숲 같은 초록빛 대신 온통 회색빛 콘크리트로 덮인 섬... 사방을 빙 둘러싼 높은 옹벽과 하늘 높이 솟은 고층 건물들...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그리고 입구에 적혀 있는 의문의 네 글자. ‘영광의 문’이 문 뒤에는 과연 어떤 영광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