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 및 프랑스 군의 영상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이러한 선전 이미지를 전환시켜, 제한이 사라졌을 때 보고자 하는 욕망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드러낸다. (2021년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영화 카메라의 선조 격인 마레이의 발명품은 총처럼 생겼다. 영화를 찍는다는 말을 영어로는 ‘쏜다(shoot)’고 한다. 비릴리오와 파로키는 시각 매체의 역사를 통해, 보는 것이 곧 파괴하는 행위임을 증명했다. 한데 감독 엘레오노르 웨버는 서방 전투헬기의 공중 저격 영상을 보며, 굳이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려 한다. 이를 위해, 브베르는 프랑스군에서 기총소사를 담당한 피에르와 이 푸티지들을 함께 본다. 무기를 조준하는 동시에 기록 영상을 촬영하는 조종사들은 보이는 대로 믿는다. 그들이 바라보는 바, 농민과 목동은 탈레반처럼 총을 메고 있다. 결국 피에르는 보면 볼수록 살상하게 되는 이치를 브베르에게 누설한다. 마지막 시퀀스, 공중에만 머물던 카메라는 낮처럼 보이는 미국의 밤에 착륙한다. 필름으로 영화를 찍던 시대, 밤 장면을 낮에 촬영하되 밤처럼 보이도록 노출 부족과 특수 필터를 쓰는 기법을 ‘데이 포 나이트(Day for Night)’라 불렀다. 프랑스어로는 이 기법을 (트뤼포의 영화 제목처럼) ‘미국의 밤(Nuit Américaine)’이라 부른다. 이제 디지털 카메라는 영화 속 꿈이 아니라 살육을 위해 밤을 없앤다. , 등으로 익숙한 배우 나탈리 리샤르가 이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군사작전 기록 영상을 계속 봐야 하는 관객에게, 그이의 목소리는 위안이 된다. 별과 밤, 해와 피난처를 되찾기 위해, 보는 것보다 듣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지도 모른다. (2021년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신은실)